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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3일 - 공수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 시도

디지털 사진

by 6할승부 2025. 1. 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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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정치적 리스크로 안팎이 시끄러운 가운데, 무안공항의 가슴아픈 참사가 연말연시를 잿빛으로 물들이는 것 같다. 오늘은 오전부터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에 왔다는 소식으로 온나라가 시끄럽다. 어제는 예전에 알고 지내던 사진 친구들과 동대문 일대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은터라 오늘은 집에 있을 작정이었지만, 뉴스를 보다가 카메라를 목에 걸고 한강진 역으로 향했다.

2025년 1월 3일 한강진역,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 시도한 날

한강진으로 가는 6호선 지하철 내에서부터 태극기 그리고 각종 선동적인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든 사람들이 많았으나, 내가 도착한 오후 1시 경 한강진역 출입구는 그다지 많은 인파는 아니었다. 하긴 한강진 역이 평소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날이 있었을까?

 

2025년 1월 3일 북한남 삼거리 보도육교에서

한강진역 2번 출구로 나와 북한남 1고가차도 방향으로 가다보면 북한남 삼거리 보도육교가 나오고, 거기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다. 사진상 왼쪽에는 경찰 차가 주차해 있고, 오른 쪽 대통령 관저 방향에는 시위대로 이미 꽉 차있는 상태였다.

2025년 1월 3일 북한남 삼거리 보도육교에서

대부분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터라 디지털은 동영상 외에는 별로 없다. 필름 한통을 소진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시위대 한 쪽에서 함성 소리와 함께 태극기가 나부낀다. 내용인즉 공수처가 영장 집행을 포기하고 돌아섰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각종 단체들이 인원을 규합하는 소리가 들리고 한강진역 주변에는 내가 처음 나올때보다 훨신 많은 인파와 단체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다시 흑백 필름을 장전하고 시위대 안으로 들어갔고, 사진은 나중에 소개하기로 한다.시위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 측이 나름 분리된 상황이어서 내가 머물던 오후 4시까지는 큰 충돌은 없었다, 다만 몇 몇 고성이 오가는 틈에 경찰들이 말리느라 고생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어제부터 잠도 제대로 못잤을텐데, 추위에 식사도 대충 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 시위대는 떠날줄 모르고,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지하철 타고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 몇 백 그람 밖에 되지 않는 카메라가 무겁게 느껴진다. 무안참사의 애도가 묻혀 버린다는 안타까움이 드는 와중에 문득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가 떠오른 이유는 뭘까? 오늘 저녁에는 소주 한잔하고 주말에 책좀 읽어봐야겠다.